최근 들어 성공하는 유형, 부자가 되는 유형 등 개인을 유형별로 분류해서 그 성격과 행동특성을 밝힌 서적이 잘 팔리고 있다. 그 배경에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유형에는 공통점이 있어, 그 비결을 찾아내 따라함으로써 자신도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 같은 논리를 기업에도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일본의 한 리서치 회사가 올 7월에 일본을 대표하는 50여개의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하여 기업풍토를 정량적(定量的)으로 평가하는 사원 앙케트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해서 성과를 올리는 조직의 기업풍토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조사결과를 밝히기 전에 본 기업풍토 조사방법에 대해 밝혀둔다. 눈에 보이지 않는 풍토를 정량화하는데 있어서 2종류의 '활성도'라는 평가축을 설정했다. 한 가지는 기업이 전략적으로 환경에 대응해가는 능력이 어느 정도 있는가를 보는 기업의 활성도인 '전략활성도'이고, 또 한 가지는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활기차게 그리고 상호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는 상황에서 일하고 있는지를 보는 사원의 활성도인 '조직활성도'이다.

 먼저 이 활성도라는 평가축과 실적의 관계에 대해 살펴보자. 두가지 활성도를 합한 값과 과거 5년간의 실적 증가를 비교해 보았다.

  그 결과 활성도 상위기업과 하위기업에서는 매출액, 이익, 시가총액에서 의미있는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즉 기업의 풍토 활성도가 중기(中期)적인 실적에 의미있는 차이와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이 두 가지 활성도를 각각 상세히 분해해서 기업풍토의 특징을 명확히 한 것이 도표의 15개 항목이다. 전략활성도 10개 항목, 조직활성도 5개 항목으로 분해하고 있다. 수치는 모두가 편차치(과거 10년간 축적해온 100개 이상 기업의 데이터 평균치를 토대로 산출)를 나타낸 것이다. 이 15개 항목은 앙케트 대상이 된 사원 개개인이 자신이 소속한 직장(조직)을 대상으로 느끼고 있는 특징(풍토)을 평가한 것이다.

 그리고 이들 데이터와 동시에 이번의 앙케트에서는 '지금 직장은 회사가 기대하는 성과를 내고 있는지의 여부'를 물었다. 실적치는 기업단위로 한정되기 때문에 두 설문의 분석에 의해 직장단위에서의 성과와 기업풍토의 관계를 찾아보았다. 그 결과 고성과형과 저성과형 조직의 편차치에서는 '장기(長期)지향'을 제외한 모든 항목에서 의미있는 차이(p〈 0.05)가 확인되었다.

 차이가 큰 항목과 항목간의 고저(高低) 균형에 주목하면 전략사고, 이념주도, 능동변혁, 개선활동에서는 7.9～8.8포인트의 차이가 나고, 성과를 올리는 조직은 '전략적인 사고가 공통언어가 되어 외부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이념과 낭만을 소중히 하는 사풍'을 가지며, 또한 조직활성도에서 권한이 이양되고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는 것이 포인트가 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실패허용의 차이가 조직활성도 중에서도 4.3으로 크고 감점주의가 아니라 실패를 허용하는 풍토(상사의 지원이 있고 실패를 추궁하기보다는 다음에 어떻게 수정할 것인지를 중시한다)가 능동적인 도전정신을 낳는 원천이 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성과를 내지 못하는 조직은 전략사고와 능동변혁이 편차치 43～44로 특히 낮고, 종래부터 해오던 업무를 그냥 구태의연하게 하는 대기업병적인 풍토다. 또한 실패허용이 특히 낮기 때문에 사원 스스로가 전략적,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능동적으로 도전하는 의욕을 상실하게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덧붙여 말하자면 이런 분석, 비교를 함으로써 기업풍토에 대해 예를 들면 직종(영업, 연구개발, 기획)과 업종(제조, 금융, 서비스 등)에 대해서도 벤치마킹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리더십 도표는 활성도와는 별도로 상사의 관리유형에 대해 평가한 것이다. 조직의 장(長)이 가진 리더십이 기업풍토에 주는 영향은 실로 크다. 성과를 내는 조직의 관리자의 관리유형 특징을 분석해 보면 달성압력이 강한 채찍형보다는 배려, 목표제시 등 4개 항목에서 제시된 사탕을 풍부하게 가지고 있는 사탕형이 성과를 올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포인트는 '솔선수범'일 것이다. 솔선해서 능력을 발휘하면 굳이 밀어붙이지 않아도 아래에서는 움직이고 따라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관리자의 활성도 분포를 직위별로 상세하게 보면 고성과형 조직의 경우, 중간관리자인 과장급이 의욕적으로 일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상대적인 형상에 착안하면 고성과형 조직에서는 중간지도층의 횡축인 조직활성도가 높아져 담당으로부터 부장까지의 분포가 마름모꼴을 형성하고 있다. 한편 저성과형 조직에서는 과장의 위치가 계장급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 즉 권한을 부여받아 중간관리자층이 지휘봉을 휘두르며 활약하고 있는지의 여부가 성과를 내는 조직의 열쇠가 되고 있다.